올 시즌 부천 FC의 경기를 보는 사람이라면, 경기 중 한번 쯤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선수가 있다.
터치라인을 내달리는 폭발적인 스피드, 수비수 사이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집중력, 끝까지 공을 포기하지 않는 파이팅까지.
수많은 부천 팬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 선수. 실력만큼이나 그라운드 안팎에서 좋은 성격으로 호평이 자자한 그. 역시 안 만나 볼 순 없었다. 부천 종합운동장의 스피드 스타. 바로 정현민이다.
알았다. 우선 팬들에게 자기소개 좀 해 달라.
- 아, 저는 부천FC 11번 정현민입니다.
방송 보았나. 보니까 어땠는지, 주위에서는 뭐라고 하나.
- 아. 나는 그렇게 분량이 많지 않아서 그냥 재밌게 봤다. 사실 나도 모르는 우리 선수들 모습을 본 거 같아 감동받았다.
꼭 인터뷰를 준비한 것 같다. 방송에선 굉장히 성격이 좋게 나온다. 실제로도 그런 건가.
- 뭐 의식 안했다고 할 순 없지만 원래 성격이 좋으니까.(웃음) 방송은 그대로 나간다고 믿고 있다.
방송 분량이 적어서 아쉽다거나.
- 그런 건 없다. 나 말고도 여러명 촬영을 했는데 다 편집돼서 부모님이 조금 실망하신 것 빼곤.(웃음)
팀에서 가장 성실한 선수, 인간적으로 훌륭한 선수라는 평가가 있다. 어떻게 생각하나.
- 주변에서 그런 얘기해주면 나야 고맙다.
동의하나.
- 동의한다.(웃음) 내가 사람들이랑 친해지는 걸 좋아해서 안 친한 선수 없이 두루 친하다.
빠른 스피드로 유명하다. 하지만 본의 아니게 연습 때 감독님이 질책을 하시던 장면도 봤는데,
팀플레이 면에서 본인의 플레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.
- 음.
너무 어렵나.
- 그렇다. 생각지도 못한 질문이다.(웃음) 최대한 팀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하는데, 잘 안 풀릴 때는 개인적으로 스피드를 활용한 플레이를 하려고도 한다. 아 물론 팀에 해가 안 되는 한에서.
많은 분들이 좋아하신다. 플레이 할 때 느끼나. 팬들의 환호성이나 응원 같은 것 말이다.
- 아, 물론이다. 부천에 오기 전까지는 관중이 있는데서 경기를 못해봤다. 사실 대학교 때 까지는 관중이 없으니까. 당연히 많이 느끼고 힘이 많이 난다.
지난 시즌에 비해 팀에서나 개인적으로나 달라졌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는지.
- 그렇다. 창단 때부터 있었는데 작년 선수들도 훌륭했지만 올해 확실히 정말 좋은 선수들이 많이 들어와서 경쟁도 작년보다 치열해졌고 게임을 뛰어도 작년보다 우리 팀이 탄탄해졌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.
올 시즌 자주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, '숨겨진 MVP' 라는 평가도 있다. 무언가 발전된 면이 있겠다. 스스로 노력한 부분도 있고.
- 작년 같은 경우는 사실 여기 들어오기 전에 운동을 한 1년 정도 쉬었다. 다치기도 하고, 돌이켜보면 작년엔 준비하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. 올 해 들어서 몸도 많이 좋아지고 훈련 량도 늘고 그래서 더 많이 기회를 얻지 않나 싶다.
측면 수비수와 공격수를 겸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. 이번 시즌 출장 기회가 적더라도 공격수로 뛰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알고 있다. 쉽지 않은 결정이었겠다.
- 원래 포지션이 공격수다. 팀 사정에 의해 잠깐 수비로 뛴 적은 있지만 항상 공격수로 뛰어왔는데 팀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어서 나를 그 쪽으로 기용하면 굳이 거부하고 그러진 않겠다는 생각이다. 뭐 측면도 잘 맞는다.
어떤 이유에서였나, 단지 선호하는 포지션 때문인가 아니면 기량 면에서 포워드가 더 낫다고 생각한 건가?
- 그건 전술상의 문제인데, 지금 전술에서는 내가 투톱보단 3-5-2에서 측면 미드필더 스타일에 가깝기 때문에 지금 전술상에서는 측면 쪽이 더 잘 맞는다.
지난 경기 얘기를 해보겠다. 사실 질 경기는 아니었다고 생각되는데, 결국 패했다. 패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. 어떤 면에선 굉장히 뼈아픈 패배다. - 패인은 내 실수 때문인 것 같다.(웃음)
아니 객관적으로 말해 달라.
- 흠, 객관적으로는 골 결정력이 아쉬웠다. 아무래도 전반 초반에도 찬스가 있었고 후반 골을 허용하기 전 상황도 괜찮았고, 기회가 많았는데 아무래도 축구는 기회 뒤에 위기가 있기 때문에 찬스를 많이 놓친 것이 패인이지 싶다.
이제 5위로 내려앉았고 2주간은 경기가 없다. 조금 불안하거나 그런 것은 없나.
- 사실 진짜 많이 아쉬운 게 선수단도 휴식기를 의식하고 " 이번 경기는 꼭 잡자 " 하는 마음으로 의기투합해서 나왔다. 하프타임 때도 질 거라는 생각은 안했는데 마지막에 내 실수로 골을 허용해 너무 아쉽다. 선수들도 휴식기에 순위가 떨어질 껄 알고 있기 때문에 져서 팬들에게도 죄송하다.
지금까지 7번의 홈경기 중 승리는 세 번 뿐이다. 오히려 원정 경기에서의 승률이 더 높은데 우리는 적지에서 더 강한건가?
- 아, 그건 우리 선수들도 얘기를 하는데 홈경기이지만 아무래도 우리 연습 구장이 인조잔디에서 하고 뭐 다른 부분도 있겠지만 특별히 원정에서 강하고 그런 것은 아니다.
선수들도 알고 있나. 그렇다. 홈경기 승률을 높여야 한다는 걸 알고 있는데도 이상하게 홈경기가 잘 안 풀리고 그래서 우리도 많이 아쉽다.
- 아직 확실한 건 아닌데 연습할 때도 종합운동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얘길 들었는데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익숙해지고 좀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.
팀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번 경기로 주춤하거나 그러진 않나. 팀 분위기는 어떤가.
- 솔직히 많이 안 좋았다. 그래도 이번 패배가 선수들끼리 다시 뭉치는 계기가 돼서 주장, 부주장도 오늘 새로 뽑기로 하고 이번 일이 다시 해보자 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.
본인의 플레이 특성상 빠른 스피드와 궁합이 잘 맞는 선수가 있을 것 같다.
- 개인적으로 말인가. 이승현과 김민우다. 포워드 부분에서 내 패스도 많이 받아주고 나한테 내가 잘 받을 수 있게 1선에서 좋은 패스도 많이 해주고.
신강선과 박지성은 아니란 말인가.
- 아니다. 굳이 꼽자면 그렇다는 얘기다.(웃음)
방송을 보아서도 알겠지만 선수들 간에도 출전 시간에 대한 부담감, 압박감도 있을 것 같다. 이런 걸로 팀 내 갈등이 생기거나 그러진 않나, 본인의 출전 시간에 만족하나.
- 아, 분명히 만족하지는 못한다. 누구나 항상 풀타임을 뛰는 선수가 아니라면 출전 시간에 불만을 가지는 게 운동 선수라고 생각한다. 하지만 그런 것 때문에 동료들끼리 불화가 있다거나 하지는 않는다.
어느 덧 시즌 중반을 향해 가고 있는데, 정말 상투적인 질문이지만 올 시즌 예상 순위는 어느 정도로 보나.
- 개인적으로는 더 높게 잡고 싶은데 팀이 우선적으로 FA컵에 나가는 것을 목표로 잡고 시작을 했다. 4위,5위? 4강안에는 들어야 되지 않나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.
지금 5위다. 가능하리라고 보나.
-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. 후반기 때 홈경기 승률만 높인다면 원정에서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리라 본다.
다음 경기를 시작으로 3경기 연속 원정 경기가 기다리고 있는데, 최소 1승 1무 1패는 가능한가.
- 아, 더 높게 잡아야 한다. 우선 기본적인 목표는 3승을 잡고 시작을 해야겠지만.
만만치 않은 강팀들이다.
- 그래도 내가 보기엔 우리 팀 전력이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. 올 시즌 전력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고 3연승도 한 번 하고 그래야 순위도 상승하지 않을까.
올 시즌 아쉽게 비기거나 패하는 경기, 예를 들어 청주 전이나 삼척 경기를 보면 주로 후반 막판에 골을 허용하는 장면들이 많았다. 뒷심부족이라는 표현을 써도 될까.
- 아무래도 올 시즌 유난히 우리 팀에 그런 경우가 있는 것 같은데, 개인적으로 막판에 집중력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.
질문을 준비하다보니 자꾸 안 좋은 질문이 나온다.
- 계속해도 괜찮다.
아무래도 선수들끼리 그런 얘기도 할 것 같다.
- 그렇다. 끝나고 나서 하는 건 항상 아쉽긴 하지만 좀 더 집중하자고 그런 얘기 많이 한다.
축구 외적으로 개인적으로 팀 내 친한 선수들이 많겠다. 작년부터 계속 뛴 김태륭이나 김민우나, 올 시즌은 어떤가. 방송에 나온 박지성이나.
- 다 친한데 꼽자면 (한)석진이 같은 경우엔 나랑 항상 차를 같이 타고 다니고, 자주 어울리는 친구들은 (박)지성이나 (장)석근이, (이)승현이도 많이 친하고 (김)두교도 그렇고, 어린 친구들이 나를 많이 따르는 것 같다.(웃음)
올 시즌 개인적으로 부천에서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.
- 원래 시즌 전의 목표는 '전 경기 출장'이었다. 당시 컨디션도 좋아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, 초반에 잠깐 리듬이 흐트러져서 출장을 못해 이미 깨졌다. 앞으로 목표를 세운다면, 사실 아직 올 시즌 마수걸이 골이 없다. 지금 별명이 사실 그래서 '연습 경기 득점왕'이다.(웃음) 그 별명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굳이 골이 아니더라도 공격 포인트를 올리고 싶다.
다큐 방송을 보면 경기 때 팔을 다쳤는데도 치료를 받지 않고 뛰는 장면이 나온다. 투지가 대단하다고 해야 하나.
- 그게 사실 K3의 열악한 현실인데, 원래 그렇게 타박상에 급하게 다친 상황에서는 냉각 스프레이를 뿌려야 하는데 그게 준비가 안 되어있고 파스밖에 없었다. 파스를 뿌리면 더 아플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이 참고 뛴 거다.
그렇다면 지금은 괜찮은가.
- 괜찮다. 다음 날 지정 병원에 가서 치료도 받고 해서 많이 나았다.
방송을 통해 알겠지만 열정은 어느 프로 선수 못지 않은 선수들이다. 정현민에게 있어 부천은 어떤 존재인가.
- 나한테 새로운 기회를 줘서 감사하고, 부천을 통해 다시 한 번 도전할 수 있게 된 것 같다. 사실 축구에 대해서 많이 포기했었다. 그렇다고 뭐 예전처럼 큰 꿈을 다시 꾸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 느끼는 것 같다. 부천을 통해서 다시 즐겁게 축구를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.
마지막으로 부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, 인기가 많다.
- 아 별로 피부에 와 닿지 않아서.(웃음) 상투적인 답변이지만 더 많이 선수들 격려해주시고 끝까지 해주셨으면 좋겠다. 저번 경기에서 또 한 번 감동받았다. 우리끼리도 선수들끼리 많이 얘기한다. 올 해 성적으로 꼭 보답하자고.
그럼 어떻게 내년 우리 부천을 FA컵에서 볼 수 있는 건가.
- 그렇다. 꼭, 꼭 나가야 한다. 나는 그게 우리 부천FC와 팬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한다.
아마 이 답변이 헤드라인이 될 것 같다.
- 꼭 나가서 본선까지 올라가 제주를 이겨야 하지 않을까. 그렇게 생각한다. 지켜봐 달라.
글 / 부천FC 1995 미디어 이현민 smartguy22@hanmail.net
사진 / 최대성
- " Come Together Bucheon " 부천FC 1995 http://www.bfc1995.com -
※ 부천FC 1995 홈경기 안내 : 8월 1일 토요일 오후 7시 부천종합운동장 2009다음 K3리그 19라운드! 부천FC 1995 vs. 전주 온고을FC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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